미디어 리뷰 / / 2022. 10. 25.

넷플릭스 영화 새콤달콤, 판타지 없는 진짜 현실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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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새콤달콤 포스터
영화 공식 포스터

제목 새콤달콤이 가진 의미

영화 <새콤달콤>은 2021년 6월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본래 2020년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다. 배우 '장기용', '채수빈', '정수정'이 주연을 맡았다. 연출은 영화 <러키>를 집필하고 연출했던 '이계벽'감독이 맡았다. 영화의 장르는 로맨스다. 다만 클리셰가 범벅된 일반 로맨스 영화와는 다르다. 제목과 배우들의 조합만 보면 달달한 로맨스, 판타지 가득한 사랑이야기가 전개될 거라고 짐작하겠지만 아니다. 지독하리만큼 현실적인 로맨스를 담는다. 장거리 연애의 고충, 식어가는 연인 사이,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흔들리는 과정까지 전부를 담는다. 실제로 이계벽 감독은 기존의 뻔한 로맨스 코미디물과 다른 차별점을 두고 싶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주인공들의 성장 스토리가 담겨있는 기존의 로코와 달리 연인의 완벽한 이별에 초점을 맞췄다. 성장을 통해 주인공이 성장하는 것보다 현실을 인지해 연인 사이의 관계가 성장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 영화다. 영화의 제목이 <새콤달콤>인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캐러멜인 새콤달콤은 말 그대로 새콤한 맛과 달콤한 맛을 모두 지녔다. 먹다 보면 금방 사라지고, 계속 찾게 된다. 하물며 다양한 맛도 존재한다. 연애에도 다양한 맛이 존재한다. 그리고 새콤함과 달콤함이라는 양면성과 중독성을 모두 가진 새콤달콤이 현실 로맨스의 매력을 잘 나타낸다. 

지극히 현실적인 로맨스 (간단 줄거리, 결말 없음)

주인공 '장혁(장기용)'은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서 만난 간호사 '다은(채수빈)'. 다은은 그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해주고, 장혁은 아픈 와중에도 다은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리고 가까워진 두 사람. 시간이 흘러 장혁은 퇴원하게 된다. 하지만 3교대로 근무 중인 다은은 보이지 않는다. 장혁은 고심하다 몰래 다은의 번호를 알아내고, 그녀에게 전화를 한다. 그리고 연애를 시작하게 된 두 사람. 하지만 행복함도 잠시 장혁은 대기업 파견근무를 가게 된다. 졸지에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게 된 두 사람.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야근과 스트레스에 사소한 일로 장혁과 다은은 싸우는 일이 잦아진다. 한편, 직장동료 '보영(정수정)'과는 서로 경계하며 자주 부딪힌다. 하지만 점점 같은 처지에 공감할 일이 늘어간다. 또한 매일 야근하는 보영을 장혁이 챙겨주며 두 사람은 가까워지고, 장혁은 점차 보영에게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보영도 장혁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며 장혁이 다은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생긴다. 바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다은을 만나러 가는 횟수가 점차 줄고 그렇게 두 사람 사이는 위태로워진다. 과연 세 사람의 로맨스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

원작과의 차이점 및 간단한 리뷰

영화는 2016년 개봉한 일본 소설 및 영화 <이니시에이션 러브>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 소설보다 영화가 훨씬 더 탄탄한 전개를 그렸다. 그러나 <새콤달콤>은 원작과는 전혀 다른 한국식 결말을 선보인다. 촘촘한 복선으로 호평을 받았던 원작과 달리, <새콤달콤>은 복선이 미약하다. 원작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아쉽다는 평을 꽤 많이 볼 수 있다. 전체적인 캐릭터나 설정은 비슷하다. 그러나 원작의 핵심인 반전결말을 한국식으로 각색하면서 개연성이 크게 뒤틀린다. 실제로 감독은 원작에서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가져왔다고 한다. 그리고 거기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덧붙였다. 다양한 엔딩 버전을 준비해놓고, 거기에서 가장 좋은 엔딩을 골라서 썼다. 그러니 애초부터 원작과 같은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원작에 대한 걱정은 있었지만, 결국엔 다른 이야기를 그렸다. 그래서 현실적인 로맨스를 떠나 공감하기 어렵다. 감독은 젊은 층에서 거부감이 있으나, 이런 연애를 경험했다면 공감을 한다고 전했다. 글쎄. 내가 볼 땐 캐릭터에게 부여된 서사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일방적으로 한쪽 캐릭터를 너무 나쁘게 끌고 가서 밸런스가 무너진다. 소재는 현실적인데 연출이 현실적이지 않다. 여러모로 아쉽다. 혹시나 원작을 보지 않았다면 원작 먼저 보기를 추천한다. 영화는 마지막 5분의 반전을 위해 나머지 시간을 달린다. 그렇다면 결말에 수긍하고 납득할 수 있는 전개여야 한다. 한마디로 복선이 촘촘해야 하고,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 원작은 이걸 잘 담아냈다. 전개과정에서 조금 늘어지는 부분은 있지만, 촘촘한 빌드업과 뒤통수 제대로 치는 반전이 존재한다. 인물들의 심리를 잘 그려낸다. 그게 이 영화의 매력이다. 근데 <새콤달콤>은 그게 없다. 복선도 미비하고 개연성은 뒤틀렸다. 원작의 반도 못 따라갔다는 평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장기용, 정수정, 채수빈 세 배우의 합은 너무 좋은데 스토리가 아쉽다. 참고로 원작은 웨이브에서, 새콤달콤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킬링타임용으로 보기에는 적합한 영화다. 다만 원작을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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