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개월의 미래, 작품 설명 및 탄생 배경
독립영화 <십 개월의 미래>는 2021년 10월 21일에 개봉한 드라마 장르다. 연출과 각본을 맡은 '남궁선'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29살 프로그램 개발자인 '미래'가 정신을 차려보니 임신 10주라는 것을 알게 되며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영화는 제21회 전주 국제영화제를 비롯한 해외 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초청을 받으며 호평세례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나 뉴욕 아시안 영화제에서는 특별 언급되며 화제의 영화로 이름을 알렸다. 한편, 넷플릭스 드라마 <안나라수마나라> 및 드라마 <괴물> 영화 <시동>으로 이름을 알린 괴물 신인배우 '최성은'이 주연을 맡았다. 그녀는 2022년 제31회 부일영화상에서 신인 연기상을 수상하며 첫 주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작품은 남궁선 감독이 2015년부터 구상했다. 하지만 독립영화라는 점에서 여러 지원사업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8년 한국예술 종합학교 졸업시점이 다가와 졸업작품으로 지원하며 본격적인 진행이 이뤄졌다. 남궁선 감독이 다른 작품을 하다가 임신을 하며 공백 기간을 꽤 가졌다. 당시 그녀는 임신이 여성에게 있어 가장 큰 변화의 순간 중 하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모두가 알고 있을 것 같지만, 아무도 모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여성의 임신에 대해 다룬 영화는 지금까지 없었다. 물론 임신이라는 소재가 부분적으로 들어간 작품은 많다. 하지만 임산부 당사자에 대한 온전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없다. 완성된 어머니를 소재로 하는 영화는 있지만, 젊은 임산부의 여정을 그린 영화는 없다. 임신에 대한 흑백논리나 부조리가 만연한 사회다. 엄마의 존재는 특별해야 하고, 가득한 모성애가 당연시된다. 하지만 엄마는 동떨어진 별개의 존재가 아니다. 사람이고 그저 젊은 여성이었다. 낯선 세계에 막 발을 딛고 10개월의 험난한 여정을 헤쳐가는 한 사람일 뿐이다. 영화는 이 과정을 담았다. 임신에 대한 아주 보편적인 경험을 함께 느껴보자는 의도가 담겼다. 그게 이 영화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미래가 걸어가는 십 개월의 여정 (약간의 스포일러 있음. 결말 없음.)
주인공 '미래(최성은)'는 29살 프로그램 개발자다. 아직 청춘이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그 나이 먹도록 제대로 한 게 뭐 있냐며 매일 그녀를 구박한다. 큰 뜻을 안고 스타트업 인턴으로 이직까지 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의 남자 친구 '윤호(서영주)'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각자의 삶을 잘 꾸려나가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지속되는 숙취에 미래는 약국을 찾아간다. 그리고 숙취해소제가 아닌 임신테스트기를 구매한다. 테스트 결과 임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 미래는 불안하다. 결국 친구와 함께 산부인과를 찾는다. 말로는 테스트기가 잘못된 거다, 임신 일리가 없다 하지만 속으로는 불안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검사 결과 그녀는 임신 10주다. 미래는 임신중절 수술에 대해 묻지만 의사는 불법이라 안된다고 말한다. 이제 막 이직해서 인턴이다. 심지어 결혼도 안 했는데 임신이다. 혼란스러운 미래는 고민 끝에 윤호에게 임신 사실을 밝힌다. 윤호는 미래와 생각이 다르다. 오히려 결혼하자며 미래를 설득한다. 하지만 미래는 확신이 없다. 아직 두 사람의 일자리는 불안정하다. 현실적으로 아이를 낳아 키우기에 대책이 없다. 게다가 윤호는 은근슬쩍 미래에게 육아를 떠넘길 생각이다. 미래는 대답하지 못하고 고민이 깊어진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는데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마음만 불안해진다. 윤호는 미래가 더 이상 피하지 못하도록 밀어붙인다. 양가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상견례까지 속전속결로 진행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성별에 상관없이 나이에 상관없이 봐도 좋은 영화
영화는 어찌 보면 젊은 세대의 여성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면 그것은 일부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임신이라는 것을 긍정과 부정, 두 가지로 나눠서 표현하지 않는다. 그게 현실과 가장 가깝다. 좋은 부분이 있으면 나쁜 부분도 있는 게 당연하다. 우리에게는 편견이 존재한다. 엄마라는 존재는 대단할 것이라는 편견. 엄마라면 당연히 넘치는 모성애가 있을 것이라는 편견 등. 그러나 영화는 이런 편견을 부신다. 물론, 영화에서는 부정적인 부분을 더 많이 다룬다. 준비되지 않은 임신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렸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이 연속해서 몰아친다. 어떤 이들은 보면서 결혼과 임신을 이렇게 부정적으로 그려야만 했냐고 따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극히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가 사랑과 임신을 아름답게 그리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저게 당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편견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상황이 존재한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본다면 굳이 불편하게 볼 필요가 없다. 다양한 상황을 96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 담기 위해 최악의 상황이 더러 연출될 뿐이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전부 보여준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를 미화해서 표현하는 것만 보다가 실체를 보니 불편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 속 주인공 미래에게 닥치는 최악의 상황이 임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인과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회사에서의 입지 등 다양한 부분을 그린다. 이를 딛고 성장해나가는 하나의 스토리다. 임신이 아니라 주인공을 둘러싼 환경이 문제임을 생생하게 전한다. 많은 부분을 고심해서 만든 티가 난다. 물론 영화는 무거운 소재임에도 가볍게 풀어낸다. 유쾌함이 훨씬 더 많은 영화다. 일각에서는 너무 가볍게 풀어낸 것은 아니냐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현실적인 문제를 잘 나타냈기에 괜찮다. 힐링 영화라며 포장해서 억지로 감동과 위로를 전하는 영화가 아니라서 좋았다. 현실적인 문제를 덮어두고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문제를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는 영화다.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자극적인 소재지만 작품성만 놓고 본다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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