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고 속이는 추격전, 범죄 오락 액션
영화 <마스터>는 2016년 12월 개봉한 범죄 오락 액션 영화다. '폰지사기'라는 다단계 수법을 바탕으로 서로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렸다. 배우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이 함께한다. 여기에 '엄지원', '오달수', '진경'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활약하며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영화는 개봉 8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이후 배우들의 연기력과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누적관객수 714만 명을 돌파했다. 티켓파워가 센 배우들의 출연으로 기대감을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개봉 시기 또한 흥행에 한몫했다. 영화 포스터에 쓰인 '건국 이래 최대 게이트'라는 홍보문구가 있었는데, 당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며 영화는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한 셈이 되었다. 그러나 의도와 달리 해석되었기에 홍보문구는 변경되었다. 영화의 탄생 배경은 한국 사회를 이끌고 사람들에게 패악을 일삼게 하는 주요 원인은 돈에 대한 욕심이라는 데서 착안했다. 돈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 일침을 놓고 싶어서 만든 영화다. 그래서 처음엔 제목이 <마스터>가 아닌 <욕망의 삼각형>이었다고 한다.
실화 바탕, 단군이래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
개봉 전 영화의 시나리오를 본 의상감독은 '이건 코리아 판타지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만큼 범죄 스케일이 크다. 하지만 영화는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했다. 실화를 알고 보면 영화를 더 재밌게 볼 수 있다. 단군이래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이 영화의 모티브다. 얼마 전 방송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에서 다루며 다시 한번 화제가 되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조희팔은 의료기기 대여 사업으로 40%의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뒤 중국으로 달아났다. 이에 7만여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그들로 부터 받은 투자금은 자그마치 5조 원이다. 이후 본격적으로 수사가 진행되자 그는 중국으로 밀항해 신분을 세탁하고 생활한다. 그러다 2011년 조희팔의 유가족들은 중국에서 장례를 치르는 모습과 사망진단서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목격담이 끊이지 않으며 그의 죽음 자체는 미스터리로 남았다. 15년이 넘는 현재까지 조희팔이 살아있다고 믿으며 사람들은 추적 중이다. 실제로 그의 사망을 직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증거는 없었다. 또한 현재까지 상당히 구체적인 목격담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영화를 연출한 '조의석'감독은 처음부터 조희팔 사건을 그리려고 했던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시나리오 집필 중 사기꾼을 매력적으로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때마침 뉴스에서 조희팔 사건을 본 것이 시작점이 되었다. 그러나 실제 사건처럼 조희팔의 사망 여부도 불분명하고, 피해자들도 많기에 우려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부분을 다루지는 않는다. 사회고발 영화가 아닌 상업영화이기 때문이다. 조희팔 사건이 모티브가 된 것은 맞지만 여기에 사회적 악인들을 모두 담아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일 뿐이다. 결국 영화는 실제 사건과 무관하게 결말을 맞이한다. 그런 점에서 영화는 코리아 판타지가 맞다.
그렇다면 영화에서는 어떻게 풀어냈나? (줄거리, 스포 약간 있음, 결말 없음)
엄청난 규모의 다단계업체 '원 네트워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희대의 천재 사기꾼 진 회장, '진현필(이병헌)'은 화려한 언변과 거대한 인맥을 이용해 사람들을 현혹한다. 계좌를 개설하여 천만 원을 넣어두면 하루에 이자가 2만 원씩 매일 들어오는 시스템을 설명하며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대규모 다단계 사기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을 프로그래밍하는 브레인 '박 장군(김우빈)', 행정을 담당하는 '김엄마(진경)'가 함께한다. 한편, '원 네트워크'를 잡아들이려는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김재명(강동원)'과 그의 파트너 '신 젬마(엄지원)'는 원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관련된 유명 정치세력까지 한꺼번에 소탕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재명은 의도적으로 장군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본인들의 계획을 슬쩍 흘리며, 제안한다. 현필의 장부를 가져올 것 그리고 원 네트워크의 진짜 전산실을 알려주는 것. 그리고 그는 장군에게 징역 대신 집행유예로 마무리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한다. 이미 경찰이 꽤 많은 부분을 알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 장군은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의 계획은 따로 있다. 도와주는 척하면서 회사에 묶인 본인의 돈을 찾아 도망치는 것이다. 그러나 사기에 있어 모든 것을 통달한 현필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눈치챈다. 간부 중에 배신자가 있음을 눈치채고 새로운 플랜을 가동한다. 역으로 자신의 장부와 관련된 이야기를 장군에게 흘려 함정을 만든다. 이 사실을 모르는 장군은 몰래 장부를 꺼내고, 이 장부를 받기 위해 지능범죄수사팀은 뒤따른다. 하지만 이미 눈치챈 현필은 장군을 버리고 김엄마와 함께 수사망을 피해 필리핀으로 잠적한다. 그리고 뉴스에서는 진현필 회장과 김엄마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다. 하지만 이들이 살아있음을 알고 있는 지능범죄수사팀. 그들은 다시 한번 필리핀으로 가 이들을 소탕할 계획을 세운다. 과연 이들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통쾌한 오락영화가 보고 싶다면 추천
나 또한 배우들의 화려한 라인업을 보고 영화를 봤었다.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다. 당시에는 영화가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됐다는 것은 모르고 봤었다.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봤다. 영화의 결말을 제외하고는 꽤 사실적으로 그렸다. 그런데 최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통해 조희팔 사건 다시 보는데 영화 <마스터>에서 다뤘다길래 알게 됐다. 그리고 영화를 다시 봤다. 6년이 흘렀음에도 촌스럽다거나 하지 않다. 그저 이병헌의 연기는 예나 지금이나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의석' 감독의 전작 <감시자들>도 재밌게 봤던 터라 기대를 꽤 많이 하고 봤음에도 실망하지 않고 재밌게 봤다. 결말은 확실한 편이다. 물론 판타지라는 생각을 감출 수는 없지만 속은 시원하다. 좀 더 다양하고 밀도 높은 반전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는 후련한 결말을 맞이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6년이 넘었는데도 현재 달라진 건 없다. 사기를 쳐도 억을 넘어 조 단위가 되면 '특별 경제사범'이 된다. 그래 봤자 그냥 대형 사기꾼인데 뭘 대단한 것처럼 명칭을 달아주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들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처벌받기 매우 어렵다. 이들이 혼자서 조 단위를 꿀꺽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의 뒤를 봐주는 든든한 뒷배가 있기 마련이다. 실제로 조희팔 사건도 그렇지 않은가. 그리고 현재까지 잘 살아있는 걸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사망했다는 실체가 없음에도 사망을 공식 발표하고, 수사할 의지조차 없다. 어쩌면 영화보다 현실이 더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통쾌한 범죄 오락영화를 좋아한다면, 연기파 배우들의 통쾌한 액션극을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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