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 쉐어링> 세대를 초월한 우당탕탕 동거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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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룸 쉐어링 포스터

룸 쉐어링- 세대차이 극복 프로젝트

영화 <룸 쉐어링>은 명실상부 세대차이 극복 전문 배우 '나문희'와 영화 첫 주연에 성공적으로 이름을 올린 '최우성'이 함께한 작품이다. 네티즌 평점 8.38에 빛나는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정말 감동적인 영화'로 '꼭 한번 보면 좋을 영화'라는 평을 얻었다. 이 영화의 소재인 '룸 쉐어링'은 어르신들의 여유 주거공간을 대학생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고, 대학생은 소정의 임대료와 말벗 등 생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라서 경제적인 여건과 주거 형태를 고려하여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주거 공유 사업이다. 영화의 제작을 맡은 이성순 감독은 '맥도널드 할머니'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어느 룸 쉐어링 팸플릿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제작 비화를 밝혔다. 그는 할머니와 젊은 대학생이 같이 사는 이야기를 담아내면 재밌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러한 맥도널드 할머니라는 분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한다. 맥도널드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저녁엔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의 외로운 삶에 대한 보도를 접했고 그게 이 영화를 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맥도널드 할머니를 모티브 해서 만든 영화는 아니다. 맥도널드 할머니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이 갈린다. 감동적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는 제작진들의 평도 있었고, 방송을 본 시청자들 또한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제작함에 있어 맥도널드 할머니의 한 부분이 감독의 영감이 되었을 뿐, 전반적으로 그녀의 일생을 담은 작품이 아닌 만큼 가볍게 넘기고 보는 것이 좋다.

인생이란, 그리고 가족이란.

대학생 '지웅(최우성)'은 새벽부터 다시 새벽까지 알바 스케줄로 꽉 찬 하루를 보낸다. 그럼에도 비싼 월세에 방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다 '룸 쉐어링'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고, 저렴한 방값에 지웅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렇게 할머니 '금분(나문희)'과 룸 쉐어링을 하게 된다. 금분은 집에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테이프로 구역을 나눠 각자의 생활공간을 나누자고 하고, 밥은 각자 해결하며 물과 전기는 절약해서 쓰자고 한다. 지웅도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금분이 충격적인 규칙을 추가한다. 다름 아닌 대변을 집 안 화장실이 아닌 바깥의 화장실에서 해결해 달라는 것이다. 지웅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앓고 있다. 하지만 이곳이 아니면 갈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기꺼이 그 규칙을 받아들인다. 시간이 흐르고, 천성이 착하고 싹싹한 지웅은 금분과 가까워지려 노력한다. 하지만 금분은 자신의 과거로 인해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지웅을 경계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6개월 간의 동거를 통해 과연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뻔하지만 뻔해서 더 좋은 영화

제목만 봐도, 이 영화의 주연배우인 두 사람만 봐도 이 영화가 어떻게 그려져 나갈 것인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감동적인 영화일 것이고, 가족영화의 정석일 것이고, 당연히 끝은 해피엔딩이겠지.'라는 예상. 맞다. 이 영화는 생각하는 그대로 진행된다. 전개 또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있게 흘러간다. 흔히 말하는 뻔하디 뻔한 영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스토리는 뻔해서 좋다. 억지 감동을 주기 위해 배배 꼬아놓은 갈등도 없고, 자극적인 사건도 없고, 납득되지 않는 부분도 없다. 물 흐르듯 흘러가는 영화, 그 자체로 편안하게 보면서 힐링할 수 있다. 여기에는 신선하지만 현실감 있는 소재와 주제 또한 잘 담아냈다. 현실에서도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특히나 요즘은 '저게 가족이라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자극적인 뉴스도 굉장히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가족의 정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만든다. 피 섞인 가족이 때로는 남보다도 못한 사이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아도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아주 확실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고, 그것을 거부감 없이 관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잘 설명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의 문제점도 명확히 짚어낸다. 1인 가구가 마주한 현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독거노인, 그리고 거기에서 파생된 가족에 대한 부재, 그로 인해 느끼는 외로움과 상실감. 이러한 문제점들을 던져놓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해결책으로 룸 쉐어링이라는 제도를 제시해 잘 풀어냈다. 뭐든 혼자가 익숙해지고 있는 사회다. 혼밥, 혼영 등의 단어가 어색하지 않고 보편화되어있는 사회. 이런 때에 '같이'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들고, 확산하는 공유경제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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