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리뷰 / / 2022. 10. 14.

영화 <정직한 후보2> 전작에 못 미치는 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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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직한 후보 2 포스터

진실의 주둥이가 두 명이 됐다?! (결말 없음)

주인공 '상숙(라미란)'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사퇴 후, 고향인 강원도로 내려와 자숙하며 살고 있다. 고향 친구와 함께 소일거리를 맡아하는 반백수의 삶을 살고 있는 그녀는 사퇴 당시 정치인들의 비리를 폭로하며 국민 수류탄이 된 탓에 여의도에는 발도 들이지 말라는 말을 듣게 된다. 한마디로 쫓겨난 것과 다름없는 삶이다. 한편, 그녀를 보좌하던 보좌관 '희철(김무열)' 또한 마찬가지로 낙동강 오리알이 된 상태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다에 빠진 트럭을 본 상숙은 청년 운전자를 구하게 되고 그 일은 뉴스를 타게 된다. 그렇게 상숙은 우연히 잡은 기회를 발판 삼아 강원도지사 자리에 앉는다. 그런데 정직하면 정직할수록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결국 상숙은 다시 제일 잘하는 거짓말을 시작하며 정치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나 상숙은 다시 거짓말을 못하는 진실의 주둥이를 갖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비서실장인 희철까지 진실의 주둥이를 갖게 되는데. 과연 두 사람은 이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장유정 감독이 말하는 전작과 속편의 차이점

영화 <정직한 후보 2>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장유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시나리오 또한 같은 작가들이 집필했다. 같은 주제로 만든 속편에 대한 주변의 우려가 많았지만, 꼭 담고 싶었던 것들을 담았다고 한다. 전편에서는 국회의원이었던 주인공 '주상숙'이 이번에는 도지사로 활약한다. 입법부에서 행정부로 관할이 바뀐 것이다. 이렇게 변화시킨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이 모여 힘이 생기는 입법부와 달리 행정부는 한 사람이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관객들에게 직접적으로 와닿을 수 있는 부분을 그려내고 싶었다는 것. 실질적으로 국회의원보다 더 가까운 도지사 혹은 시장의 행정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다반사다. 그렇기에 이번 시즌에서는 선거유세가 아니라 행정업무에서의 폭로를 그렸다. 또 주상숙뿐만 아니라 박희철이 거짓말을 못하게 되는 배경을 그린 이유도 있었다. 주상숙을 보좌하는 박희철이 말하는 진실이 관객들의 이입을 도울 거라고 판단했다는 것. 갑인 주상숙 그리고 을인 박희철 사이에서 박희철은 진실보다 거짓을 더 많이 말해왔을 테니 말이다. 을의 입장에서 그가 내뱉는 진실은 통쾌함이 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한편, 전편에서는 재단비리에 대해 다뤘지만 이번에는 환경문제나 부동산 투기, 정경유착 등에 대해서 다뤘다.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다르다는 것. 하지만 영화에서 위와 같은 문제들을 폭로성으로 제기하지는 않는다. 사회 고발극이 아닌 코미디 장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사건을 현실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많은 조사와 취재를 거쳤다고 한다.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주제를 잡은 셈이다. 영화를 본 후 위 사건에 관심이 있다면 찾아봤으면 하는 마음에 가볍게 코미디로 풀어내는 정도에 그쳤다고 한다.

전작에 못 미치는 속편, 기대가 실망으로

영화 <정직한 후보>가 생각보다 흥행하면서, 시즌 2가 제작되었다. 속편은 전작과 똑같은 소재와 주제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정치인'이 바로 그 주제. 다만, 시즌2에서는 주인공 '주상숙(라미란)' 뿐만 아니라 비서실장 '박희철(김무열)'까지 거짓말을 못하게 되었다는 차이점이 있다. 대부분 속편을 관람하는 사람들은 1편을 보고 볼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소재도 노출되었고, 기대치도 있을 거라는 것. 그러니 신박하고 새로운 소재가 더 이상 아니고, 주인공의 코미디 연기 또한 관객들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한다는 것이다. 시즌 2에서 같은 소재를 이용해 전개할 거였다면, 스토리라인에 확실한 변화가 있어야 했다. 새로운 조연 몇 명 늘린다고 해서 관객들은 색다른 재미를 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을 늘려 재미를 추구하려 했다면, 비서실장이 아닌 상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제작비화에서 밝힌 대로 박희철의 거짓말이 킬링 포인트가 되었다면 좋았겠지만, 예상외로 식상했다. 물론 웃음 포인트는 맞지만 말이다. 거짓말을 못하는 라이벌 구도의 정치인들이 썰전을 벌이는 것이 오히려 더 쫄깃하고 박진감 넘치는 코미디에 가깝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게 오히려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더 잘 전달되었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시즌2가 시즌1의 연장선이라고 보기에도 조금 어렵다. 시즌1을 반복해서 본 느낌에 오히려 가깝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력에 많이 기댔다. 라미란과 김무열, 윤경호를 필두로 했던 전작에 '서현우', '박진주', '윤두준'을 추가하면서 연기력 뛰어난 배우들을 대거 투입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영화의 전부였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그들의 연기력은 훌륭했지만, 코미디 영화의 속편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것 같아서 여러모로 아쉽다. 배우들의 코미디 연기가 궁금하다면, 큰 기대 없이 가벼운 킬링타임용 코미디를 원한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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